민혜쌤 : 엊그제 아침에 자기 흰 터틀넥 입고 왔지?
나 : 네
민혜쌤 : 그거 입고 칠판 앞에 서 있는데 되게 이뻐보이더라
나 : 네?
민혜쌤 : 아침에 자기가 뭐 설명하고 있었나봐. 내가 지나가면서 봤는데 자기가 칠판앞에서 뭐 설명하고 있는게 되게 이뻐 보이는거야.
나 : 앗 감사해요 ㅎㅎ
민혜쌤 : 같이 교과실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, 그렇게 보니까 이쁘더라. 자기가 거기에 어울리는거야. 오며가며 보면 볼 때마다 자기반 애들 표정도 밝고, 내 눈에도 이뻐보이는데 애들 눈에는 얼마나 이뻐보이겠어. 애들이 자기 정말 좋아하나봐.
이번주에 학부모 총회가 있었다. 학급세우기를 계속 하는 와중에 학부모총회까지 준비하려니 8 to 7의 생활을 해도 시간이 모자랐다. 그리고 내 성격에 부족해보이는 학부모총회를 하기 싫어서 매일이 지친 하루의 연속이었다. 수요일 총회가 끝나고 긴장이 풀린 탓인지 몸에 이상이 오기 시작했는데 금요일 오늘 저 얘기를 들으니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헛된 일들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. 알면 알수록 배우면 배울수록 더 모르겠고, 어려운 것 같은 게 교직이다. 열심히 할수록 더 부족한 것 같고 열심히해도 부족한 내 모습이 발견되니까 적당히 대충하려고 했던 것 같다. 알수록 어려운 길이라는 걸 직감적으로 느꼈던 건 아닐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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